보기 > 눈나라 얼음나라(웹진) > 남극세종과학기지 > 주요인프라 > 극지연구소
본문 바로가기 사이드메뉴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남극세종과학기지

눈나라 얼음나라(웹진)

세상의 끝에서 미래를 열어갑니다.

2010년 제24호 2010.06.14~06.20 [세종로탐방] 칠레 기지 방문을 위한 공연 준비

  • 조회수 : 1859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08.20

글 : 최정규(기계설비)

6월 18일 금요일, 칠레(Frei/프레이) 기지로부터 대장님을 포함한 5명이 남극동지를 축하하기 위해 초청을 받았다. 축하 파티와 가면 무도회 형식으로 기념식을 하며, 저녁 8시에는 공연도 계획되어 있어서 칠레기지 옆 러시아 기지에서 하루 잠을 자고 올 예정이었다.

남극 동지 파티에 참석한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초청에 자원한 대원(최정규, 류성환, 이상훈, 이기영) 4명은 우리나라를 대표로 공연을 해야 한다는 꽤 부담스러운 단서 조항이 있었다. 하지만 굳게 마음먹고, 참석을 결정한 이후 모두들 별 걱정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동지 기념 파티 전날인 6월 17일. 칠레 기지로부터 우리의 공연시간은 약 10분 정도로 잡혀 있으며, 어떤 노래를 할 것인지 회신을 달라는 연락이 왔다.

우리 대원들은 그때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져, 이기영(생물) 대원을 단장으로 전기실에서 만나 벼락치기 회의와 연습을 하기로 했다. 칠레 기지에는 이상훈(전자통신) 대원이 우리가 가장 쉽게 부를 수 있는 아리랑, 남행열차, 아파트 3곡을 부른다는 회신을 보냈다.

식사 후 저녁 7시. 전기실에서 회의가 시작 되었고, 우리는 노래를 먼저 불러 보기로 했다. 다들 훌륭한 음색이었지만 남자 넷이 멀뚱히 서서 부르기에는 무엇인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이 때, 류성환(발전설비) 대원이 우리의 전통 악기가 총무창고에 있다는 것을 알고 가져와 한 번 두드려나 보자고 했다. 마침 한대관(전기설비) 대원이 학창시절 동아리에서 사물놀이를 배웠다고 가르쳐 줄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블리자드를 뚫고 지구물리 연구동으로 이동하였다. 이기영 단장은 곱사춤을 추며 바람잡이를 하고, 꽹가리는 최정규(기계설비), 징은 류성환, 북은 이상훈 대원이 맡기로 하여 열심히 연습을 했다. 순서는 처음 아리랑 1절을 부르고, 2절은 각자 막춤으로 바람을 잡고, 대중들에게 큰 절을 올리고 난 후, 곱사춤꾼 이기영 대원을 시작으로 대중들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신나는 공연을 하기로 한 것이다.

또 이기영 대원은 단장다운 면모로 엽기 차력을 보인다면서 나무젓가락을 코에 끼워 부러뜨리는 묘기(?) 연습도 병행하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무젓가락이 단단해 부상의 위험이 있어 이것은 분위기가 최악일 때 사용할 비장의 무기로 남겨두기로 했다.

드디어 D-Day인 18일. 그런데 날씨가 말썽이었다. 오전부터 계속된 초속 10~15미터의 바람이 하루 종일 잦아들 줄 모른다. 결국은 출발도 하지 못하고 세종기지에서 아쉬운 주말을 보내야 했다. 대원들도 아쉬워하며 이왕 연습한 것 여기서 공연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한다.

비록 칠레 기지에 가지는 못했지만 사물놀이 선생님이 되어 준 한대관 대원에게 감사하는 마음 보낸다. 열심히 배우고 준비했던 이기영, 이상훈, 류성환 대원과 필자에게 둘도 없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었다.

대원 여러분, 다가오는 남극 올림픽에는 우리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봅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