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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19호 2010.05.10~05.16 [세종로탐방] 맥스웰 만(Maxwell Bay) 비상대피소 점검

  • 조회수 : 2118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06.29

글 : 전미사(해양)
지도 : 극지연구소 제공

 

세종기지에 겨울이 찾아왔다. 이번 금요일은 연이은 블리자드 후 날씨가 차츰 좋아지더니 모처럼 아침부터 해가 눈부셨다. 바람도 거의 안 불어 바다는 그야말로 호수처럼 잔잔했다. "아~ 이게 얼마만의 맑은 날씬지^ㅡ^"

우리 세종과학기지에서 건너편 필데스 반도(Fildes Peninsula)로 이동하는 주요 해상 루트인 맥스웰 만(Maxwell Bay). 이 맥스웰 만 주위에는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시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피소가 설치되어 있다. 조디악을 이용할 일이 많은 우리나라와 인근 기지 대원들에게는 비상상황에서 말 그대로 생명과도 같은 것으로, 오늘은 이 비상대피소의 위치 파악과 점검을 위해 전 대원이 출동했다.

아침부터 모든 대원은 분주히 준비에 들어갔다. 나는 대장님께 오늘 점검 길에 그동안 날씨 때문에 하지 못했던 해수 시료 샘플링을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샘플링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주방에서는 강경갑(조리) 대원과 한대관(전기설비) 대원의 점심준비가 한창이었다. 대원들의 준비가 완료되고, 오랜만에 조디악이 출항했다.

조디악 2대에 17명이 나누어 타고 먼저 위버반도(Weaver Peninsula)로 출발 하였다. 주황색 조그만 건물이 곧 눈에 들어왔다. 대피소에 있던 예전 비상식품들을 챙겨 나오고, 새로 가져간 비상식품, 물품을 정리 해 놓았다. 오랜만의 외출이라 그런지 모든 대원들의 얼굴은 나들이 나온 어린아이처럼 해맑았다.

다시 조디악에 올라 우리는 콜린즈 하버(Collins harbor)로 출발하였다. 우리는 콜린즈 하버 안쪽에 접안을 하고 강경갑 대원과 한대관 대원이 준비해 준 맛있는 주먹밥을 먹었다. 절경을 보면서 먹는 그 주먹밥의 달콤한 맛이란! 아마 못 먹어 본 사람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주린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하였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콜린즈 하버 인근에 새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주황색 건물이 보였다. 꽤 큰 규모로 짐작되는 건물을 확인하기 위해 선수를 돌렸다. 조디악 접안 뒤 확인한 그곳은 우루과이 아르띠가스 기지의 하계연구동 겸 비상대피소 형식의 건물이었다. 건물 앞에는 물개가 건물을 감시하고 있었다. 꼭 스쿠아가 김정훈 박사님께 리모컨으로 조종(?)당하듯이 말이다.

새로운 대피소를 눈과 머리에 넣어두고 다음 목적지인 아들레이 섬(Ardley Island)으로 향하였다. 아들레이 섬은 암초가 많아 다닐 때 유의해야 하는 곳이다. 아들레이 섬 앞에서 정상준(기계설비) 유지반장님께서 고 전재규 대원의 사고당시 상황을 이야기 해 주시며 특이한 지형지물에 대한 특성을 머릿속에 담아두면 위험한 상황이 왔을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모든 대원들은 잠시 묵념을 하였다.

이어 우리는 넬슨 섬(Nelson island)으로 향하였다. 넬슨 섬에 설치된 또 다른 비상대피소와 체코 하계기지를 간단히 둘러보았다. 마지막 넬슨 섬까지의 여정을 마치고 샘플링을 위해 인근 해상에 잠시 머물렀다. 하계기간의 샘플과 비교해 보기 위해 네팅(Netting)을 하고 기지로 복귀하였다.

바다위에서의 힘든 하루였지만 우리대원들의 가슴속엔 아마도 나와 같이 뭔가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돌아오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