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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28호 2010.07.12~07.18 [세종로탐방] 남극 기계박사들의 중장비동 난방기 수리기

  • 조회수 : 1936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09.08

글 : 최정규(기계설비)

며칠째 중장비 보관동(중장비동) 난방기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중장비동에는 크레인, 휠로더(WHEEL LOADER), 굴삭기, 다목적 굴삭기, 덤프트럭, 지게차, 설상차(1,2호), 스노우모빌(스키두. 백두, 한라, 호돌 1,2호), 세레스, 포터, 갤로퍼와 이들을 정비하기 위한 자재들이 있는 곳이다. 이곳 남극의 날씨는 변동이 많고 기온이 몇 시간 내에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이러한 경우 중장비들의 내부 동파 염려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난방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 난방기에 사용되는 연료는 연초에 공급된 기름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기지의 기름을 아끼기 위해 남은 폐기름을 먼저 태워야 한다고 그것을 난방기에 사용한 것이 말썽이었다.
 

중장비 정비 박사 이상은(중장비정비) 대원이 혼자 힘으로 고쳐 보겠다고 매달려 끙끙 난방기와 씨름을 한지 이틀이 지났다. 실제로 난방기가 고장 나면 해당 담당인 기계설비 분야 대원(필자)이 수리를 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에 이상은 대원이 해보겠다고 시작한 것이었다. 결국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는지 기계설비 담당인 나에게 와서 함께 고쳐 보자는 지원요청이 왔다.
 

난 장비를 챙겨 들고 중장비동으로 가서 난방기의 버너를 분해하고 점화 플러그의 불꽃이 튀는지 확인하였고,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연료펌프의 공급 상태를 확인하였지만 조금 약한 느낌 외에는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난방기 상태 표시창에는‘공기 빼기’라는 빨간 글씨만 보였다. 몇 번에 걸쳐 공기를 빼고 재가동 해 보았지만 상태는 변화가 없었다.
 

다음 날, 전기 박사 한대관(전기설비) 대원과 함께 중장비동으로 가 난방기의 연료 펌프를 분해하고 콤프레셔(압축공기 분사기)를 이용하여 펌프 내부을 청소 하였다. 다시 공기 빼기를 하고 난방기를 가동하였지만 창에는 여전히‘공기 빼기’라는 빨간 글씨만 보였다.
 

그날 야간 숙직이었던 난 숙직을 서며 한국의 L전자 회사 A/S직원과 현 상태의 난방기에 대해 의논해 보기로 했다. 통화가 연결되자, 우리가 점검하고 시도해 본 내용을 말해주었다. 또 예비 부품에 대한 의견 교환과, 더운 한국의 날씨와 이곳 세종기지의 날씨 이야기도 나누었다(친절하게 대해 준 L전자 A/S 직원 신동욱님께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이상은 대원과 함께 다시 연료 펌프를 분해하고 내부 부품을 다시 조립하였다. 그 후 난방기를 재가동시켰다. 처음에는 조금 이상했는데 그래도 상태는 좋아진 느낌의 기계 가동 소리가 들렸다. 좋은 예감이다. 기계는 얼마 가지 않아 멈추었지만 왠지 모를 잘될 느낌이 들었다. 다시 본격적인 재가동을 해 보니 난방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인가 보다. 연료펌프 분해 부위에서 연료가 조금 누수 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상은 대원이 패킹을 다시 교체하고 조립하였다. 마지막 재가동, 난방기는 기분 좋게 잘 돌아간다.
 

이상은 대원,“오늘은 일이 잘 풀리네.”하는 기분 좋은 말과 함께 기름 묻은 얼굴로 활짝 웃어 주었다.
 

오늘도 보람된 하루가 되겠다. 이제 계속 난방기가 말썽을 부리지 않도록 연료도 좋은 것을 사용하고 자주 점검도 해 주어야겠다. 추운 날 손을 호호 불며 함께 수리해 준 한대관, 이상은 기계박사에게 감사한 마음 전한다.

남극 기계박사들의 중장비동 난방기 수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