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 북극일기 > 북극연구체험단 > 교육 > 극지연구소
본문 바로가기 사이드메뉴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교육

북극일기

세상의 끝에서 미래를 열어갑니다.

북극청소년연구단 북극일기

북극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드군도 니알슨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북극 이야기!

[2019 21C 다산주니어] 북극현장활동일지 2일차[08.03.]

  • 조회수 : 205
  • 작성자 : 홍보팀
  • 작성일 : 2019.08.04

▶박지성


다산과학기지 2일차 아침이 밝았다. 아니 북극의 여름은 백야 현상 때문에 하루종일 해가 떠있지만 핸드폰의 알람 소리를 들으며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내가 진짜로 북극에 왔다는 것을 한 번 더 느꼈다. 단원들과 다 같이 아침밥을 먹으러 기지 앞에 있는 레스토랑에 갔다. 아침에 여러 나라 사람들과 다 같이 먹는 밥은 정말 맛있었다. 그중에서 일본 연구원분이랑 예기를 잠시 할수있었는데 자기는 생선을 좋아하는데 여기는 생선이 잘 나와서 기쁘다고 말해주었다. 기분 좋은 2일차 아침의 시작이었다.

우리는 선착장으로 가서 잠수복으로 갈아입고 보트를 타 차가운 바닷 바람을 가로지르며 첫 탐사지역으로 떠났다. 어제 탔던 배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도착해 언덕을 올라가 보니 멀리서 보던 절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마침 순록도 우리의 첫 탐사를 반겨 주듯 등장하여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Puffin 과 black guillemot 등 보러 가는 길에는 이끼, 버섯, 동물의 분변을 볼 수 있었다. 연구원님께서 요즘 동물의 분변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여 신선한 분변이 있다면 꼭 알려 달려 하고 모두 웃으며 절벽으로 향했다.
도착한 절벽에는 Puffin, black guillemot, Kittiwake, 등 여러 종의 새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새 연구원님 께서 Puffin의 특징은 부리가 주황색이고, 날개 짓을 파닥파닥 빨리 하여 유심히 보고 찾으면 잘 찾아 볼 수 있하다고 말씀하였다. 처음에는 절벽 밖에 보이지 않아 힘들었지만 연구원님의 팁 중 하나 날고 있는 새를 하나 정하여 끝까지 따라 가서 보면 된다는 것을 듣고, 열심히 찾아 관찰 하였더니 새 뿐만 아니라 둥지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둥지 안에는 새끼들이 입을 벌리며 어미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절벽 아래에는 붉은 눈이 쌓여 있었다. 기지 대장님께 여쭤보니 눈 위에 붉을 색을 띄고 있는 것들은 미세조류라고 말해주셨고, 북극의 빙하가 이 미세조류 때문에 빨리 녹고 있다고 하였는데, 반대로 광합성을 하여 CO2를 흡수 한다는 장점도 있다 있다고 말해주셨다. 절벽에서 내려와 해안가를 따라 걷다보니 돌 위에 주황색 얼룩이 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이곳 뉘올레순이 광산지역이다 보니 예전에 석탄을 캐면서 페인트를 사용했나? 라고 생각하였는데 그러기에는 많은 돌들에 얼룩이 있어 궁금하여 여쭤보니 이것은 지의류 우산이끼와 비슷한 종 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처음 땅을 밟았을 때 푹신푹신 하면서 꼭 적당히 잘 마른 늪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어 여쭤보니 동토층 으로 이루어 져 있다고 말해주셨다. 지면이 영상이 되거나 햇빛을 받아 표면은 용해되어 있으나 하층은 동결되어 있는 상태여서 습지대를 형성해서 걸을 때 조심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연구원님의 설명을 듣고 직접 보니 이러한 기회는 정말 어떤 경험과도 바꿀 수 없는 값 진 경험이었다.

2시간 정도 걷다 도착한 곳은 걸으면서 봤던 다른 황무지와 다를 바 없는 곳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곤충들이 서식할 만한 동굴을 탐사하는 것이었다. 눈으로 덮여 있는 산골짜기에서 동굴 입구 찾기가 시작됐다. 미리 준비한 삽으로 눈을 파헤쳤다. 이전 다산주니어 프로그램에서 해보지 못했던 경험이라는 이야기에 더욱 힘이 났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동굴 입구를 찾았다. 동굴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은 마치 강력한 에어컨 바람을 가까이서 맞는 느낌이었다, 연구원과 안전담당 선생님이 먼저 들어가서 관찰하였다. 안전이 확인된 다음은 우리 차례였다. 동굴 안에 들어가 보니 내부는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선생님께서 눈이 층층이 쌓여 이루어져 아래에는 만년설 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얼음이 반짝여 마치 수많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동굴에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그곳에는 만년설보다 더 긴 세월의 비밀을 담고 있는 지층을 볼 수 있었다. 퇴적학에 대한 설명을 듣고 화석 찾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절벽에 올라 눈을 부릅뜨고 화석 찾기에 몰두 했지만 좀처럼 눈에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화석 찾는 법을 알려 주었다. 절벽에서 떨어져 땅에 있는 돌에서 찾는 것보다 퇴적층 가까이서 찾는 것이 더욱 잘 보인다고 설명하시며 화석을 찾아 보여주셨다. 설명을 듣고 다시 한 번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니 마치 돌에 그림이 그려져 아름답게 박혀 있어 선생님께 보여 드리니 해백합화석 이라고 말해 주셨다.

돌아오는 길은 힘들었지만 값지고 멋진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모두들 기다리던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은 특식으로 스테이크가 나온다고 했다. 오늘으 메뉴는 순록 스테이크였다. 순록 스테이크를 언제 먹어볼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두 덩어리는 가져와 맛있게 먹고 여유를 가지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피곤하다며 저녁을 먹지 못한 친구가 있어서, 한 팀인 우리는 라면과 밥으로 또 한 번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오늘 하루는 힘들었지만 내 자신이 대견하다고 느꼈다. 내일 있을 일정을 위해 지친 몸을 달랜다. 꼭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해 보고 싶다.




▶이소연


8시쯤에 눈을 떴다. 창문 너머로 북극여우가 뛰노는 모습이 보인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 방 창문을 열었다. 아침 같지 않은 밝음과 산골짜기를 뒤덮은 눈의 모습에 여기가 북극임이 새삼 느껴졌다. 씻고 난 후 식당으로 향해 어제와 같은 메뉴의 조식을 먹고 활동 나갈 준비를 했다. 어제 공지 받은 챙겨야 할 물건과 각자 받은 망원경을 챙기다 보니 어느새 나갈 시간이 다 되었다.

작은 봉고차를 타고 부두로 나가 서바이벌 수트를 입고 10인승 보트에 탔다. 서바이벌 수트가 대체로 많이 커서 입기가 불편했다. 극지연구소에서 많은 실험을 하는데 보트를 타는데 필요한 기본 장비조차 수량이 부족하고, 사이즈가 알맞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나라에서 지원을 더 많이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보트를 타고 새 서식지로 향했다. 가는 동안에 바다에 거의 붙은 채로 활강하는 새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 종이 fulmar라는 종이라고 한다. fulmar가 바다를 보며 날아가는 모습이, 사냥하는 모습 같았다. 주위의 풍경도 너무 예뻐서 볼에 닿는 칼바람만 아니면 너무나도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새 서식지로 가는 곳에 보트를 대고, 바다를 보았는데 너무나도 맑았고, 해초가 보였다. 적어도 이 바다만큼은 쓰레기가 없는 바다로, 따뜻해져서 해초가 죽은 바다로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내려서 옷을 갈아입은 후 새 서식지로 향했다. 처음부터 길이 매우 험해서 한발씩 내딛을 때마다 너무 무서웠는데, 위에 도착하고 나니,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말을 잃었다. 바닥에는 북극 식물도감에서 봤던 꽃들이 지천에 피어있었다. 숙소에 돌아오면 꽃의 이름을 알아보기 위해 꽃들의 사진을 찍었다. 바닥에 순록 똥이 정말 많았다. 심지어 순록 발자국도 발견해서 순록을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리고 가는 길에 바닥이 푹신한 것을 느꼈다. 말로만 듣던 영구 동토층이 녹아서 생긴 푹신한 바닥인가 생각을 했다. 이끼가 자라고 그 위에 이끼가 또 자라서 만들어진 두툼한 바닥이 너무 신기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드디어 저 멀리서 풀을 뜯는 순록을 발견했다. 정말 평화로워 보였고 귀여웠다. 바위에 붙은 주황, 검정의 지의류도 발견했다. 주황색 지의류가 자란다는 것은 염분이 많다는 뜻이고, 따라서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주황이 적어진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걸어가면 갈수록 검은색 지의류가 확연하게 더 많았다.

새 서식지에서는 퍼핀과 갈매기가 가장 많았고, 다른 종류의 새도 있었다. 깎아지른듯한 절벽 사이사이에서 조그맣게 보이는 새들을 찾는 것이 힘들었지만, 망원경을 들고 새를 관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퍼핀을 실제로 보니 정말 얼핏 봐서는 펭귄으로 착각할 수 있겠다 싶을 만큼 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항상, 퍼핀과 펭귄에 대해 궁금했는데, 실제 두 종이 사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종이며, 펭귄을 북극에서 방사하면, 포식자들이 너무 많아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붉은 빛이 도는 눈을 보고 신기함에 다가갔는데, 기지 대장님께서 시료를 채취하고 계셨다. 붉은빛이 도는 이유는 미세조류 때문이고, 이가 무슨 종인지 알아보기 위해 채취하시는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녹색을 띠는 조류와 붉은색을 띠는 조류가 웬만해서는 같은 종이라고 한다. 계절에 따라서 혹은 건강 상태에 따라서 몸 색을 바꾼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의 녹조나 적조도 같은 종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지, 다른 종 때문이라면, 그 종들도 몸 색을 바꾸는지 궁금해졌다.

이후 험난한 길을 지나 얼음동굴에 도착했다. 남극엔 곤충이 딱 2종류인데, 유럽의 수송선을 통해 북반구의 곤충이 유입되어 생태계 교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기지대장님은 비교 분석을 위해 리투아니아의 안드레아 교수님과 북극에서 해당 종의 시료를 채집하고 계셨다. 곤충들이 서식할만한 동굴은 찾았지만, 눈으로 덮여 입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얼마 동안 눈을 판 끝에 동굴의 입구를 발견했다. 입구에서는 에어컨 바람보다 더 강하고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먼저 안드레아 교수님이 들어가서 시료를 찾으셨으나 없었다. 처음에는 안전이 걱정되어 우리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대장님의 판단 하에 허락이 떨어져서 실제 동굴에 들어갈 수 있었다. 동굴은 빙하가 바람 등에 깎여서 생긴 동굴이었는데, 그곳이 동토층이란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내부가 정말 신비로웠고 또 아름다웠다. 빙하 속에 들어갔다니,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경험이 될 것 같다. 벽, 천장 모두 빙하였는데, 교과서에서 보았던 층들이 눈에 보였다. 흙이 쌓인 층에는 돌조각들이 튀어나와 있기도 했고, 그 속의 기포가 보이기도 했다. 이 기포 속에, 수십만 년 또는 수억만 년 전의 공기가 들어있다고 하니 작은 공기 방울이 엄청나게 위대해 보였다. 예전부터, 그리고 북극 다산 주니어를 분비하면서도 빙하코어를 직접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거대한 빙하코어가 내 눈앞에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니 꿈을 이룬 것처럼 벅차올랐다. 시료를 채취해서 어느 시대의 층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어서 너무나도 아쉬웠다.

그리고 화석 산지로 향하는 길에 말랐다던 습지가 갑자기 나타나서 당황했다. 이끼에 덮여 보이지 않던 물이 발을 내딛는 순간 푹 꺼지면서 물이 발을 덮었다. 그러면서 걷던 도중, 영구 동토층이 녹는 모양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 나왔다. 원리를 실제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새끼 순록의 사체도 발견했는데, 포식자에게 사냥당해서 죽은 것으로 추측된다. 화석 산지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며 먹은 에너지바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었다. 사람의 소변에 있는 항생제 내성균이나 박테리아들이 북극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노상방뇨’는 가급적 피해야 했다. 목이 말라도 물을 마실 수 없어서 너무 괴로웠다.

화석 산지에서는 산호나 조개화석들이 많이 보였다.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시기를, ‘지질학자는 떨어져 있는 잡석들을 보지 않고, 지층에 붙어있는 화석을 본다. 그 지층의 시대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은 필요가 없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다들 지층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다양한 화석들을 볼 수 있었다. 채집한 화석을 들고 갈 수 있다고 하기에 담임선생님께서 좋아하실만한 화석을 골라 들고 왔다.

그 후는 정말 고난의 행군 같았다. 걷고 또 걸어서 발과 다리가 너무나도 아프다가 결국에는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되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도착하겠단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걸었고 한참을 더 걸어서 기지 근처에 나 있는 도로까지 도착했다. 그곳에서 ‘오두막’이라는 대원들이 잠시 쉬는 공간에 도착해서 쉬면서 내부를 구경했다. 방명록이 있었는데, 1974년의 기록도 있어서 북극 연구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느꼈다. 다양한 언어와 다양한 글씨로 많은 사람이 글을 남기고, 또 그림도 남겼다. 그래서 우리도 날짜를 적고 지성이가 그린 다산기지 그림도 남겼다.

기지에 도착하여 기진맥진한 상태로 휴식을 취한 뒤 밥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순록 스테이크였는데, 모두 맛있게 먹었지만 다들 입맛에 꼭 들어맞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창밖으로 북극여우가 엄청 가까이서 뛰노는 것을 보았다. 여름이라 갈색 털을 가져서 우리가 잘 아는 순백의 북극여우는 아니었지만, 매우 귀여웠다. 꼭 고양이 같았다. 오늘 봤던 순록과 북극여우 모두 센서가 들어있는 목줄을 하고 있었다. 동물들의 위치를 알아내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고, 나도 북극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북극에서의 이틀이 지나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오늘도 남은 시간 동안에도 북극의 많은 모습을 눈에 담고, 관찰하며 대한민국 청소년의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하루를 마친다.




▶전재우


다산기지에서 기상한 뒤 아침을 먹으면서 2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2일차에는 고무보트를 타야하기 때문에 방한기능과 물에 뜨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전신 슈트를 입게 됐습니다. 모터보트를 약 20분간 타고 해변에 내린 다음 조류 관찰을 위해 영구동토층을 걸었습니다. 영구동토층은 침대 위를 걷는 것처럼 폭신폭신했습니다. 물이 많은 지역은 뻘처럼 발이 쑥쑥 빠지기도 하고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영구동토층 위를 가다가 이끼를 뜯어 먹고 있는 순록을 보게 되는 행운도 있었습니다. 이후 조류관찰지역에 도착을 하였는데 약 200m정도의 절벽에서 수십 마리의 새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조류를 망원경으로 관찰을 하였기 때문에 상당히 자세한 관찰이 가능했습니다. 평소 새라고 한다면 비둘기나 참새만 봐왔기 때문에 다른 종의 새를 본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고 신기하였습니다. 관찰한 새 중 특히 퍼핀이라는 새가 특이했는데 약간 우수꽝스럽게 생긴 새인데 나는 것도 짧을 날개를 파닥파닥거리면서 나는 것이 특징인 새였습니다.
이후 동굴을 향했습니다. 동굴입구가 눈으로 덮여있는 바람에 눈을 치워야만 했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고생한 끝에 동굴입구를 찾았습니다. 박사님과 안전요원의 안전하다는 판단이 나온 다음에 저희도 동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동굴이라고 하면 보통 종유석, 석순 그리고 석주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저희가 들어간 동굴은 석회동굴이 아닌 빙하동굴이였습니다. 빙하동굴은 빙하 아래로 물이나 바람이 흐르면서 생긴 통로가 점차 넓어지면서 생긴 동굴인데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동굴의 입구는 기어서 들어가야 할 만큼 작아서 별게 없을 줄 알았는데 들어가보니 내부는 상당히 넓었습니다. 동굴 안 벽면은 파도처럼 굴곡이 있었고, 층층이 눈이 쌓인 흔적도 볼 수 있었습니다.
빙하동굴을 보고난 뒤 이후 화석산지로 향하였는데 처음에는 그냥 절벽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절벽을 가까이서 보니 곳곳에 해백합화석이 박혀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 떨어진 돌들에서 흔히 말하는 물반 고기 반처럼 화석이 널려있었습니다. 화석을 찾기 위해 땅바닥에 떨어진 돌들을 보다가 설명을 들었습니다. 잡석들 속에서 화석을 찾기 보다는 층이 보이는 곳에서 채집을 해야 화석의 년도측정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화석산지를 관찰한 이후 기지를 돌아오는 길에 운이 좋게도 영구동토층의 단면을 관찰하였습니다. 영구동토층의 단면을 자세히 보니 위에는 약 5cm정도의 두께로 이끼가 자라고 있었고 그 아래로 약 40cm정도의 두께로 진흙이 있었고, 진흙 아래로 얼음이 가득 차있었습니다. 이 얼음 안에 대량의 메탄이 갇혀있다고 합니다. 기지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황무지에서도 빙하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풍화에 의해서 돌이 깍인 것이 아니라 빙하가 쓸고 내려가면서 돌을 깍기 때문에 돌들이 상당히 날카롭고 각이 져있었습니다. 등산화를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발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아픈 발을 뒤로하고 걷다보니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쉼터에는 2층 침대와 소파 그리고 책상이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방명록이 있었는데 1973년의 기록도 찾았습니다. 방명록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와 노르웨이어, 한국어 등 여러나라의 언어로 젹혀 있었습니다. 그 방명록에 저희의 이름을 적은 후 기지로 복귀했고, 2일차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홍현지


 북극 생활 2일차! 오늘은 정말 엄청난 체험을 했다. 오늘 간 곳은 조류 서식지, 얼음동굴, 화석산지였다. 조류 서식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새가 아니라 돌이다. 위에 이끼를 덮고 있는 돌들이 불규칙적으로 모여 있는 곳이 있었는데 영화 ‘겨울왕국’에서 주인공 ‘안나’가 ‘크리스토프’와 함께 간 트롤 마을과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신기했다. 

 조류 서식지에 갈 때까지만 해도 ‘와 저게 북극 새구나~’ 정도의 감상에 그쳤는데 그 후에 간 얼음동굴은 정말 직접 보고 만지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얼음동굴의 입구가 막혀 있어서 삽질을 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삽질을 구경만 했다. 수고는 우리 선생님들께서 해 주셨다. 처음에 입구인 줄 알고 말 그대로 ‘삽질’을 하던 구덩이가 깊어 오래된 눈을 파낼 수 있었는데 그 눈은 선생님께서 먹어도 괜찮다고 하셔서 슬쩍 먹어 보았다. 이것 하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북극 눈은 맛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눈은 만년설이었다. 눈 결정이 동글동글하고 큰 편이라 씹을 때마다 오독오독 소리가 났다.
 2번째로 판 곳은 동굴 입구가 맞았다. 눈에 구멍이 생기자 동굴 안에서 에어컨 같은 강하고 찬바람이 슝슝 빠져나왔다. 구멍이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커지자 선생님들이 먼저 안에 들어가셨다. 처음에 관계자 외에는 들어오지 말라고 하셨는데 안에가 다 얼음으로 꽁꽁 언 얼음인 것을 보고 우리가 들어와도 쉽게 무너져내리거나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동굴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다. 동굴 안에 들어가니 이미 찬 공기가 많이 빠져나가 그리 춥지는 않았다. 얼음 동굴 천장은 오로라처럼 물결치는 모양이었고 흰 줄기가 퍼져나가듯 옅게 펼쳐져 있었다. 입구에서 들어오는 햇빛에 얼음 조각이 반짝였고 천장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얼기설기 얽힌 그물 모양을 만들었다. 벽면은 오랜 시간동안 쌓인 얼음과 다른 물질들이 층을 이루고 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푸른색을 띄고 있었다.
 안전 문제도 있고 다음 일정도 진행해야 해서 동굴에 오래 있지는 못했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밖으로 나와 화석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선생님께서 화석은 애정을 갖고 봐야 보인다고 했다. 주위가 온통 돌밭인데다 돌산이라 이게 그냥 돌인지 화석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서 그렇게 말하신 것 같다. 꼭 멋진 화석을 찾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이런 욕심도 애정이라면 애정 아닌가. 아무튼 나는 바닥을 열심히 뒤적거린 결과, 마음에 쏙 드는 화석을 찾을 수 있었다. 사금 찾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사실 뭔가 있을 것 같은 돌을 들면 반은 거의 화석이다. 모양이 확실하게 나온 작은 크기의 화석을 찾는 것이 어려울 뿐. 운이 좋으면 조개가 박힌 화석 정도는 찾을 수 있다. (사실 조개는 아닌데 조개와 비슷하게 생긴 생물이라고 하셨다) 그보다 운이 더 좋으면 삼엽충 화석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 중에는 그렇게까지 럭키맨인 사람은 없었던 모양이다. 삼엽충 화석도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화석산지를 다 돌고 나서 기지로 열심히 걸어갔다. 동토층이 녹아 진흙이 된 곳도 있었고 이끼가 많이 자라 푹신푹신한 땅도 있었다. 이끼가 무성하게 자란 곳은 정말 비싼 매트리스를 운동화 신고 밟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매트리스 볼 때마다 북극 이끼가 생각날 것이다.

기지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었다. 밥을 먹고 모여 내일 일정에 대해 듣고 컵라면까지 먹고 전날 일지까지 다듬고 나니 새벽 2시가 넘어가서 오늘의 일지는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