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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청소년연구단 북극일기

북극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드군도 니알슨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북극 이야기!

2017 <21C 다산주니어> 북극 현장 활동 일지 다산과학기지 4일차

  • 조회수 : 1353
  • 작성자 : 홍보팀
  • 작성일 : 2017.08.07

북극청소년연구단 <21C 다산주니어>

2017년 8월 7일 북극다산과학기지 4일차


■ 양석인


   북극에서 진행한 개인연구의 주제는 본래 북극곤충에 관한 것이었다. 혹한의 추위에서 어떤 곤충들이 어떻게 서식하는지, 그걸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또 서식하는 북극곤충들을 샘플로 보관하여, 우리나라의 곤충들과 비교, 대조하는 작업역시 계획해 놓았었다. 


이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자료였다. 일단 북극에 어떤 곤충들이 주로 서식하는지 직접 조사해볼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필자는 북극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북극(스발바르 제도)에 서식하는 곤충들을 간단히 조사하고, 현대 분류체계에 의거하여 정리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나방 약 9종, 파리 2종, 벌 1 종 등 12종의 곤충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북극에 도착한 이후, 공식적으로 잡혀있는 일정 사이의 토막시간들을 활용해 개인연구를 진행해야만 했다. 일단 연구에 필요한 것은 현장 자료였다. 북극에 서식하는 곤충들을 직접 채집하고, 이를 동정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필자는 공식적인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현장에 나갈 때, 포충망 등 채집도구들을 소지하여 곤충을 채집했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은 부족했지만, 최대한 할 수 있는 일들을 효율적으로 계산하여 행동하니, 개인연구의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예상치 못한 문제를 직면하였을 때, 무턱대고 다른 요인들을 불평하거나, 실행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무런 결실도 남기지 못한 채 필요 없는 후회와 자괴감만이 남을 뿐이다. 능률적으로 시간을 분배하고, 일단 행동으로 옮기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북극체험을 통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2박 3일간의 채집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다. 빙하와 퇴적암 절벽, Patterned ground와 툰드라 지형에서 채집한 곤충들은 파리 4종, 모기 1종, 톡토기 1종, 응애와 진드기 2종 등 약 8종의 곤충들이 발견되었다. 예상과는 크게 달랐던 것이, 사전조사 시 가장 종류가 다양했던 나방목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았던 파리목이 상당히 많이 발견된 것이었다. 더욱이 잘 알려진 쇠파리 등의 기생파리가 아니라 금파리과의 파리들이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모기의 경우 툰드라의 담수 습지와 도랑 근처에서 대량으로 채집하였는데, 유충인 장구벌fp까지 네팅 작업 중 발견된 것으로 보아, 모기목 곤충들의 대략적인 서식지와 습성은 파악할 수 있었다. 톡토기들은 빙하 근처 담수, 지의류 뿌리 근처의 토양에서 발견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곤충들을 채집, 동정하고 기록하면서 그들의 특징과 대략적 서식지, 습성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원래 계획했던 개인과제는 북극곤충이었지만, 정해진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기지 근처에서 수많은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원래 계획했던 분야는 아니었지만, 눈으로 본 생물들의 이름 정도는 직접 찾아보고 싶다는 학문적 호기심이 필자를 자극했다. 결국 필자는 기지촌에서 스발바르 지역의 조류도감을 구입하였고, 발견한 새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동정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퍼핀, Eider, Dunlin, Barnacle goose 등 10여 종류의 다양한 새를 동정하고 사진으로 남기는데 성공했다. 뉘올레슨 기지촌 근처에 어떤 조류들이 서식하는지 사진으로 정리한 것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모든 과학의 바탕에는 현장조사 자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장자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나의 관찰결과가 이후 다산주니어들의 연구에 있어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배형기


   나의 룸메이트 박하동 선생님께서 ‘박보검, 일어나~’ 하시면서 나를 깨워주셨다. 박하동 선생님과 나는 서로를 ‘박보검, 정준호’라고 부른다. 듣는 이들은 탄식을 금치 못하지만. 자기 전 새벽에 오재룡 선생님과 서명호 강사님, 기영이, 나 이렇게 넷이 기지촌 내에 있는 간이 스파를 즐겼다. 북극에서 하는 스파라 정말 색다르고 기분 좋았다. 자고 일어나니 몸이 엄청 가벼웠다. 오트밀과 식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기지에서 짐을 쌌다. 나는 기지 앞에서 자라는 지의류와 빙하 후퇴지역의 지의류 식생을 비교하고 광합성량(엽록소량)을 측정하는 개인 과제를 계획했는데, 미리 짜인 일정 속에서 이를 수행하려고 하니 상세한 계획이 없었던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수행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인터뷰는 성과가 아주 좋았고, 다른 활동들은 나쁘지 않았지만, 채집한 식물들과 지의류들 사진도 찍지 못했고, 엽록소량 측정도 미비했다. 빙하 탐사 이후 돌아오는 길에 북극 콩버들 잎과, 이름 모를 붉은 가시 꽃잎, 민트색 지의류의 엽록소량 측정만 하게 되었다. 내 과제 수행 능력과 시간 제약으로 인해 아쉬움을 느꼈다.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하든지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명확히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막 익숙해졌는데 정들었던 다산 기지와 기지촌을 떠나야 한다니 아쉬움이 컸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북극 바다와 해빙, 설산이 나를 반겨줬는데, 이제 그 풍경도 마지막이다. 나는 어느 집단과 어느 공간에서 같이 동거동락하면서 지내면 그 정이 생각이 나서 크게 아쉬워하는 성향이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이메일을 보내고, 나중에 극지연구소로 방문을 할 것이라고 하니 흔쾌히 연락 받아주시고, 만나서 식사도 같이 하자고 하셔서 정말 감동이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비가 와서 비행기가 못 뜨게 되어 하루 더 기지에 체류하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하늘은 내게 더 성숙해지라는 듯 비행기가 뜨기에 문제없을 날씨를 선보였다. 다산 기지로 들어갈 때는 우리 7명만 비행기를 이용했지만, 다산 기지를 나갈 때에는 미리 와 계셨던 두 분의 우리 연구원님들과 함께 다른 두 분의 외국 연구원들도 같이 경비행기에 올랐다. 탑승 후에도 경비행기가 바로 출발하지 않아서 잠시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을 떠 보니 안개가 껴 뿌옇고 하얀 하늘이 창밖으로 보였다. 나는 피곤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피로가 몰려와 눈이 스르르 감겼다. 그렇게 단 잠을 자고 롱이어비엔 공항에 도착했다. 


   롱이어비엔에 비가 와서 엄청 추웠다. 오히려 니알슨보다도 더 추웠던 것 같다. 롱이어비엔 공항에 항공편이 더 이상 없어서 그런지 공항 직원이 공항 문을 닫아야 한다고 우리보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공항은 일반적으로 상시 열려있는 곳이기에 공항에서 불을 끄고 문을 닫는 모습은 정말 신기했다. 시내 마트에서 기념품을 사고 노르웨이 음료와 과자, 젤리 등을 샀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비싸게 나와 당황했다. 노르웨이 물가가 비싸다고 하더니 정말 비쌌다. 충동 구매한 물품들을 챙겨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우리는 스테이크, 햄버거, 피자를 시켰는데, 스테이크가 너무 맛있었고, 피자의 치즈가 엄청 부드러워서 너무 좋았다. 여기서 해란이의 롱이어비엔 소개를 듣고, 대화를 나누다가 중심가와 멀리 떨어진 숙소로 왔다. 중심가라고 해도 한적한 시골마을 같았지만, 그를 벗어나니 정말 산골짜기였다.    옛날에 석탄이 채굴되던 탄광을 멀리서 보며 숙소로 걸어갔다. 숙소는 탄광 옆에 있었는데 방에 들어가보니 정말 광부들의 숙소같이 단순했다. 오늘 오재룡 선생님과 서명호 강사님께서 고된 귀국길에 먼저 오르신다고 한다. 너무 친절하고 재밌게 해 주셔서 아쉬움이 크다. 한국에 돌아가서 꼭 연락을 드려야겠다. 백야와 함께하는 기지 생활의 마지막 날 너무나 아쉽다.



■ 최기영


   북극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아침이다. 예정된 활동 중 멀리 떠나는 야외 활동이 없어서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식당에서도 여유 있게 아침식사를 마쳤다.


 오전 첫 일정으로는 외국 기지 방문이 있었다. 모두 함께 약속시간에 맞추어 바로 옆에 위치한 노르웨이 기지로 향했다. 1층에서 연구원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먼저 감사 인사와 우리 다산주니어에 대해 소개했다. 연구원님께서도 노르웨이 기지와 연구, 북극에서의 활동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해주셨다. 그 후 우리는 2층과 3층도 둘러보았다. 새로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기지라서인지 스발바르 제도의 영유권을 가진 국가여서 인지 전체적으로 좋은 목제로 세련되게 지어져있었다. 2층에서는 특히 프로젝터 룸에서 야외 활동을 마치고 온 연구원님들의 휴식이나 미팅, 회의가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이 좋아보였다. 3층에는 작은 연구실과 야외로 이어지는 테라스가 있었다. 여러 가지 기상장치들이 줄지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연구원님께서는 1층에서 3층 야외 테라스까지 2-30여분 동안 기지 곳곳을 소개해주셨다. 우리는 다시 1층에 모여 연구원님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작은 선물을 드렸다. 그렇게 첫 번째 기지 방문이 마무리되었다.


 곧바로 우리는 독일 기지로 향했다. 역시 기지에는 연구원님께서 업무를 보시며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사실 약속시간보다 약간 일찍 도착해서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독일 연구원님께서 밖으로 나오셔서 우선 안으로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셨다. 우리도 감사인사와 다산주니어 소개를 전했다. 그때 밖에서 연구원 한분이 급하게 들어오셨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왔네요. 그래도 문제없지요ㅎㅎ”라고 하시며 자기소개를 하셨다. 그리고 곧바로 현관 안쪽 천장한편에 구성된 모니터로 독일 기지의 역사와 활동에 대해서 프리젠테이션을 해주셨다. 정말 아름다운 극지 사진들을 보여주시며 기상관측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에 대해 보여주셨다. 다양한 천체 광학기기와 옥상까지 이어지는 기상관측기기들과 관련 활동들에 대해 장소를 옮겨 가며 자세히 소개해주셨다. 시설도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심도 있게 연구를 하는 것 같았다. 정말 열정적이고 흥미롭게 기지에 대해 소개해주셨다. 모든 설명을 마치고도 추가적인 실험을 함께 해주시려고 하셨는데 다음 일정 때문에 아쉽지만 거절했다. 마찬가지로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인사와 함께 선물을 전달하며 외국 기지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리는 다시 기지로 돌아와서 우리가 3일간 머물렀던 흔적을 정리했다. 1층 실험실에서 진행했던 식물 표본 제작 및 해양 미세조류 표본 제작을 마무리하고 사용한 도구들을 정리하고 실험실 정리도 마무리했다. 또한 2층에서는 각자 짐을 챙기고 머물렀던 침대와 침구들을 정리하였다. 공동사용공간은 모두가 힘을 합쳐 청소하였다.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청소와 짐정리를 마무리하고 한곳에 모아두고 마지막 점심식사를 했다.


   경비행기를 타야할 시간이 가까워오자 떠나야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사님도 생각이 나고 네덜란드 기지 앞에서 만났던 kayla라는 개도 보고 싶고 잠시라도 더 머물고 싶었다. 기간이 짧았던 만큼 열심히 활동했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은 듯하다. 북극에서 박사님이 해주신 말씀처럼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일상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꼭 연구원으로 박사님과 북극을 다시 보고 싶다. 북극 안녕~!!




■ 황해란


  오늘은 다산기지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이다. 다산기지에 도착해 킹스베이에서 체크인을 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다산기지를 떠나야한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오늘 아침에는 다른 때보다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외국기지 방문을 준비했다. 오늘 방문하는 기지는 노르웨이와 독일이다. 먼저 노르웨이 기지에 들렀다. 스발바르를 책임지는 국가답게 기지 내부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느낌이었다. 또한 연구원들의 복지에 더욱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다산기지는 2002년에 개소되었기 때문에 노르웨이 기지에 비하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은 독일 기지에 방문했다. 독일 기지는 대기변화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독일 기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이었다. 모두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표정이 매우 밝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이 눈에도 보였다. 독일 연구원 분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진심으로 즐기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외국 기지 방문이 끝나고 3일 동안 지낸 다산기지를 정리했다. 정리하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 다시 북극에 올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북극을 온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큰 경험을 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3일 동안 진행했던 개인 연구를 마무리했다. 개인연구가 건축물에 관련되어 있었지만 기지 내에서 건축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분을 만나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래도 어제 저녁에 열심히 연구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았다. 기지 대부분의 지붕과 외벽의 재질을 알 수 있었고 개선 방안까지 생각 할 수 있었다. 기지의 지붕은 대부분 친환경적인 재질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식당의 천장 재질은 학교에서 배운 건축 재질이여서 금방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기지 대부분은 친환경적인 건축 자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산기지에서의 생활을 하며 나의 꿈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 본 것 같았다. 연구원들의 생활과 연구 진행을 보며 어떤 일을 해야 나도 이렇게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선택하거나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은 절대로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기지 생활을 통해 나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나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 배우는 방법을 배웠다. 기지에 오기 전에는 배운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기지 생활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값진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떠한 지식을 배우고 그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단순한 그 지식이 아닌 나에 대한 이해인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 잘못 알고 있었던 지식을 다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산주니어로서 경험했던 많은 것들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러한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다시 오기를 기대하며.... 21C 다산주니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