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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드군도 니알슨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북극 이야기!

2017 <21C 다산주니어> 북극 현장 활동 일지 다산과학기지 2일차

  • 조회수 : 1266
  • 작성자 : 홍보팀
  • 작성일 : 2017.08.05

2017년 8월 5일 다산과학기지 2일차


■ 양석인

   늦은 아침을 먹고 화석채집과 식물조사 탐사를 떠났다. 고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화석채집은 매우 기대되는 활동이었다. 어제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었던 고생대의 화석들을 직접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기대되었다. 


   장비를 갖추고 탐사를 출발하였다. 화석 채집뿐 아니라 식물과 곤충 조사도 겸해야 했기 때문에 채집망 등의 기타 장비도 준비해야 했다. 자동차로 짧은 거리를 이동하고, 화석이 산출되는 퇴적층으로 걸어서 출발했다. 어제와는 다르게 기온이 그렇게 낮지 않았고, 비가 오지도 않았던 탓에 걷기에 매우 적합한 날씨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해면 화석이었다. 측면으로 갈라진 부채꼴의 화석이 매우 이상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화석과 비슷하지만 화석은 아닌, 치환된 암석들도 발견되었다. 도랑에는 작은 식물들이 줄지어 꽃을 피우고 있었고, 다양한 종의 파리와 모기들이 바위 위에 앉아있었다. 


   한동안 걸으니, 화석을 채집할 절벽이 눈에 들어왔다. 절벽을 앞으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었는데, ‘Patterned ground'라는 북극 툰드라의 독특한 지형이 눈에 들어왔다. 동토층의 연속적인 결빙과 해빙, 암석의 팽창과 수축이 원인이 되어 형성된 Patterned ground는, 바위들이 육각형의 방을 계속 형성하고 있었던 신비한 광경이었다. 습지가 형성되었고, 식물과 지의류들이 즐비했던 탓에, 이를 주식으로 하는 순록들도 여럿 보였다. 그 중에서도 목에 태그가 달렸던 어린 순록이 기억에 남았다.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도달했던 화석 산출지는 퍼핀들이 둥지를 틀고 있던 암반이었다. 수많은 다양한 화석들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완족동물, 측면으로 갈라진 산호, 태형동물, 바다나리를 위시한 극피동물들의 파편적인 화석들을 채집할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었던 화석들을 발밑에서 주울 수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화석채집이 끝난 후,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육상식물 채집을 위해 이동했다. 이동과 동시에 포충망을 이용한 인시목 곤충 채집 역시 잊지 않았다. 습지와 Patterned ground, 암반들 사이에서 파리목 2종과 모기목 1 종 등의 곤충을 채집했다. 특히 습지에서 모기의 유충을 채집할 수 있었다. 이끼 사이에 서식하는 톡토기 등 소형 절지동물을 관찰하기 위해 지의류 역시 채집했다. 연구를 진행하기에 충분한 양의 표본이었다. 이렇게 채집한 곤충들을 비교, 대조하는 과정을 통해 북극곤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렜다. 


   육상식물 채집은 표본제작이 주목적이다. 따라서 가급적 겹치지 않는 다양한 종들을 손상 없이 채집해야 했다. 미리 준비한 모종삽으로 식물을 뿌리까지 채집하고, 표면의 흙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표본용 식물을 확보했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기지촌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리 준비한 질문들을 유동적으로 물으면서, 기지촌 연구원들과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원은 노르웨이 연구소의 기후학자로, 1984년부터 스발바르 제도의 기후변화를 조사해오고 계신 분이었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기후변화를, 수십년의 시간동안 연구하신 분의 연륜이 섞인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환경변화를 파악하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어 자신의 견문을 넓히는데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 배형기

   나는 내가 조금 일찍 일어난 줄 알았는데,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거의 다 일어나 있었다. 백야 때문인가? 일어나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석인이의 오슬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노르웨이가 사회 보장 제도가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는 국가이기에 국내 사회 보장제도 도입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나눴고, GMO 식품에 대한 김상희 박사님의 말씀을 들었다. 

   

   아침을 킹스베이 A/S센터 식당에서 먹는데, 초콜릿 발린 쿠키가 엄청 맛있었다. 아침을 다 먹고 야외 활동 중 먹을 도시락을 싸서 화석 탐사를 하러 산행길에 올랐다. 북극에는 돌이 매우 많아서 발바닥이 조금 아팠고, 등산화가 익숙지 않고 수령하고 처음 신어서 발목도 아프다. 화석 채집을 해야 했는데, 전날 컨디션 난조로 오재룡 선생님의 오리엔테이션을 못 들어서 화석이 도무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말 ‘돌 중에 돌 찾는 것 같다.’라는 해란이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한두 개 산호화석과 완족동물 화석을 찾긴 했으나 돌이 너무 커서 그냥 두고 왔다. 화석을 좀 본 경험이 있을 때 가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돌만 보고 걷다가 허리를 펴고 뒤를 돌아보니 빙하와 설산, 바다의 경치가 한 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 아이스 에이지의 배경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북극의 토양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지층이 융기 되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구조토를 보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성해 놓은 듯한 모습을 띠는데, 토양이 지구 과학적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다는 것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또한, 길을 가던 중 연구자들이 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쉼터(헛)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식사를 했다. 헛 안에는 스프링 위에 스펀지 쿠션을 얹은 간이 소파도 있고, 맥심 커피와 냄비, 불을 피울 수 있는 장작도 있었다. 


   되게 먼 거리를 걷고, 산을 오르며 북극의 지질학적 자산이자 지구 연구의 지표인 돌들을 보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극한 환경에서도 아름답고 귀여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꽃들을 캐서 표본을 만들 재료를 준비했다. 꽃을 캐는데, 땅에 돌이 너무 많아서 뿌리를 함께 들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기지로 돌아와서는 바로 채집했던 식물들로부터 흙을 털고 신문지로 눌러 말리는 작업을 했다. 막상 시료 준비를 하려고 보니 꽃이 활짝 피지 않은 식물을 가져 온 것이 있어 정말 내 자신이 바보 같았다. 꽃 표본을 만들어 도감을 펴서 식생을 조사해야 하는데, 꽃이 피기 전 몽우리가 맺힌 것을 가져 오다니... 그래서 추가로 식당에서 창밖으로 봤던 버섯들과 그 주변의 꽃들을 표본으로 제작하고 싶었는데, 그 버섯이 서식하는 곳은 우리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포기해야 했다.


   채집한 식물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기 전 잠시 선생님들과 담소를 나눴다. 김상희 선생님의  원생생물에 대한 간략한 강의를 들었다. 빙하가 감소해서 해양 미세조류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이를 먹는 크릴의 수도 감소하면서 크릴을 먹는 해표, 고래의 개체수도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해 북극해 해양생태계가 무너지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일 빙하 탐사를 나가는데 빙하 감소의 현황을 보고 싶다.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매주 토요일 저녁은 식당에서 연구자들을 위해 작은 파티를 연다고 한다. 파티라고 해서 다함께 노래하고 노는 것은 아니고, 기지 연구원들끼리 와인 한잔 기울이며 순록고기 혹은 소고기를 먹는 시간을 가진다. 오늘은 아쉽게도 순록고기가 아니라 소고기가 나왔는데, 되게 부드럽고 맛있었다. 북극에서 먹는 스테이크를 다시 못 먹는다는 생각을 하니 아쉬운 마음이 밀려왔다. 저녁을 먹고 우리가 준비했던 외국 연구원들 인터뷰를 따러 발로 뛰었다. 처음 만난 분은 노르웨이의 경찰관이셨는데, 경찰관이신지라 내가 원하는 답변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 이후 노르웨이 기지 옆의 유럽 기지에서 여러 국가에서 오신 연구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처음 봤는데도, 내게 정말 호의적으로 친절히 대답해 주셨고, 한국 극지연구소 연구원님께서 집필하신 북극 툰드라 식물도감도 구하고 싶다고 하셔서, 이메일도 받아왔다. 오재룡 선생님과 다시 그 분들을 만나러 갔는데, 그 자리가 너무 재미있고, 편안해서 한 50분가량 담소를 나눴던 것 같다. 연구원들께서 하시는 연구들, 기후 변화 양상, 나의 꿈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인 것 같다. 


   그 분들과 헤어지고 나서 박하동 선생님의 내일 있을 빙하탐사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는데, 날카로운 돌들이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고 하셨다. 내일은 발목에 무리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해야겠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우리가 준비했던 토론을 진행했는데, 생각과 달리 서명호 선생님께서 체계적인 토론을 진행하셨다. ‘지구 온난화가 인간의 활동으로 일어나는 것인가’ 하는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피곤한 상태에서 진행하니까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내일 토론 결과를 듣고,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장래에 어떻게 기후 변화를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 보고 싶다. 지금 시각은 밤 12시 23분이다. 창밖은 구름이 조금 끼어있지만, 대낮이다. 여기는 북위 79도 니알슨 북극 다산 과학기지이다. 




■ 최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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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아침 풍경


이른 새벽부터 북극의 하루는 다시 시작되었다. 일어나자마자 하하, 호호 웃음소리에 이끌려 방에서 나왔다. 응접실에서는 단장님과 기술원님, 홍보팀 선생님께서 둘러앉아 모닝 티타임을 즐기고 계셨다. 선생님들께서는 비몽사몽 눈을 비비며 나온 나를 “우쭈쭈 일어나쪄 우리 아가~” 하시며 맞아주셨다. 반쯤 열린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찬 공기를 맞으며 따뜻한 얼그레이티를 즐겼다. 창밖으로는 수면위로 내리쬐기 밝은 북극 햇볕의 향연이 펼쳐졌다. 


   그렇게 빈자리와 머그잔이 하나둘씩 채워졌다. 잠시 동안 하루일정을 되짚어 보고 단장님의 말씀을 들은 후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모두가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오전탐사와 오후탐사활동 현장이 이어지기 때문에 각자 원하는 메뉴로 도시락을 챙겼다. 노르웨이에서 처음 맛본 브라운치즈와 아침에 조금 맛본 연어샐러드가 정말 맛있었다. 식당 한편에 마련된 공간에서 곡물식빵 두 쪽을 굽고 치즈, 연어샐러드, 채 썬 야채, 피클을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목이 마르면 과일이 생각날 것 같아 사과도 하나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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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경


  북극 야외 지질 조사와 육상 생물 연구를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마지막 길목에서 다시 3~4킬로미터 정도를 걸어서 가야하는 코스였다. 그래도 가는 길에 먹이활동을 하는 순록, 머리 위를 지나가는 조류들, 바닥에 깔린 돌과 식물들 그리고 빙하와 설경이 만드는 풍경을 보며 금방 도착했다. 오전부터 우중충한 날씨에 부슬비가 이어져서 걱정했다. 막상 현장에 도착해 나무로 만들어진 쉘터에 들어가서 잠시 쉬고 있으니 곧 비는 그쳤고 하늘이 점차 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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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 찾은 산호화석


  곧바로 정과 망치를 챙기고 박사님을 따라 융기된 절벽에서 쏟아져 내린 암석들이 만든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몇 가지 화석을 주워가며 화석을 캐는 방법을 보여주시며 설명해주셨다. 각자 발밑을 내려다보며 쌓인 암석 더미를 오르며 화석이 박힌 암석을 찾기 시작했다. 산호, 태형동물, 완족동물 등 다양한 생물을 품은 화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자연에서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지질 조사 활동을 마치고 다시 쉘터로 돌아와 도시락을 풀어 점심식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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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만난 순록



기지로 돌아오는 길에는 단장님과 함께하는 육상 생물 연구가 시작되었다. 바닥의 구조토(patterned ground), 육상 포유류와 조류의 배설물 관찰, 담수에서 시료를 얻기 위한 네팅(netting), 북극 식물 표본 제작을 위한 시료 채집 등 돌아오는 길이 지루할 사이도 없이 알차게 활동을 진행했다. 기지로 복귀하자마자 담수시료는 냉장보관하고 식물 표본 시료는 흙과 이물질을 제거하고 수분 제거를 위해 신문지로 덮어 약하게 프레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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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모양 북극이끼장구채(북극에서 가장 자주, 많이 눈에 띄는 종중 하나)


  그렇게 하루 공식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던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바로 스테이크가 나오기 때문이다. 또 매주 토요일은 모든 과학기지의 연구원들이 모며 와인과 샴페인도 한잔하고 옷도 평소 등산복차림보다는 조금은 차려입고 나오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도 조금 여유를 가지고 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소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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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곧바로 2인1조 팀으로 나뉘어 기지촌내 연구원들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로 식사를 마치고 나오시는 외국기지연구원에게 정중히 부탁드려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형식이었다. 나는 특히 조류와 관련된 분야의 박사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시는 어제 만났던 연구원님과 일행 한분을 발견하고 네덜란드 기지를 찾아갔다. 마침 기지 앞에서 이야기를 마치고 헤어지시기 직전이었다. 인사를 드리니 연구원님께서 일행분이 바로 자신이 모시는 조류 박사님이라고 소개를 해주셨다. 연구원님은 박사님께 모국어로 한국기지에 방문한 학생이라고 소개해드리는 듯했다. 박사님께서는 조류에 큰 관심을 가졌냐고 나에게 영어로 질문하셨다. 그래서 특히 맹금류에 관심이 많고 박사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시며 1시간 후에 다시 찾아오라고 기지 내에서 이야기 나누자고 말씀하셨다. 나는 너무 기뻐 기지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한 번 질문과 감사 인사할 것을 생각했다. 


   시간이 얼추 되어서 감사의 뜻을 전할 작은 선물을 챙겨서 네덜란드 기지로 향했다. 대문에 노크하는 나를 직접 나와서 반겨주셨다. 가장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소중한 시간 내주신 것에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나를 소개해드렸다. 또 박사님께서 답변해주시는 내용을 녹음해도 되는지 허락을 구했다. 박사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허락해주셨고 일부러 신경을 쓰시며 발음을 좀 더 또렷하고 명확하게 말씀해주시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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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과 함께 찍은 사


   현재 연구하고 계신 흰뺨기러기(barnacle goose)와 생태, 북극의 변화와 의미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감사의 의미로 다산주니어에서 준비한 한국 전통 문양이 들어간 북마크와 개인적으로 준비한 초콜릿을 선물로 드렸다. 그랬더니 선물 너무 고맙고 정말 아름답고 너는 정말 친절하다며 나에게도 선물을 주신다고 하시더니 벌떡 일어나셔서 어디론가 향하셨다. 바로 관찰하시고 계신 흰뺨기러기들의 이름표와 같은 발목링 중 하나를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꼭 꿈을 이뤄 연구원이 되어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선물보다도 해주신 말씀과 챙겨주시는 마음에 진심이 느껴져 정말 감사했다. 정신이 없어서 내 이름도 깜빡하고 알려드리지도 않은 것이 기억이 났다. 이름을 알려드리며 먼저 여쭙지 못했던 성함과 E-mail 여쭈니 명함을 한 장 챙겨주셨다. 함께 사진도 찍고 다시 만나기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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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기러기(barnacle goose) 발목링


 외국기지 인터뷰를 통해 큰 용기와 경험을 얻었다. 또 박사님의 진심과 따뜻한 배려를 받은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다시 한 번 들었다. 명함의 E-mail로 한 번 더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겠다.


■ 황해란

   북극에서 잔 첫날이어서 그런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오늘은 북극의 화석연구와 식물을 관찰하는 날이다. 다 같이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화석을 찾으러 출발했다. 화석을 찾으러 가는 길은 험난하고 길었지만 화석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덕분에 힘든지도 모르고 갔다. 가는 길 주변에도 화석들이 있었지만 화석 채집 장소에 가게 되니 더 많고 다양한 화석들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찾은 화석들의 대부분의 화석은 산호화석이었다. 화석에 대해 알기 전에는 그냥 뭔가 붙어있는 돌이였지만 알고 난 후에는 화석의 종류와 살았던 시기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래서 옛말에도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서는 신기하거나 마음에 드는 식물 3가지를 채집하였다. 신기한 식물도 많았지만 기지주변에서 자주 봤던 식물들도 많았다. 기지에 돌아와서는 따뜻한 차와 과자를 먹으며 단장님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됐다. 그동안에 먹었던 음식들의 대부분은 입에 안 맞았지만 오늘 저녁은 모두가 좋아하는 스테이크가 나왔다. 밥을 먹은 후 다른 기지 연구원분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분은 노르웨이 연구원 분이셨고 한분은 킹스베이 직원이셨다. 노르웨이 연구원 분은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북극에서 연구를 하셨던 분이셔서 지구온난화가 북극에 미치는 영향들을 알려주셨다. 저녁에는 내일 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그 후 북극에 오기 전부터 준비했던 토론을 진행하였다. 토론 주제는 지구온난화에 관련된 것 이였다. 


   하루를 마치며 오늘을 돌아보니 피곤하기고 아쉬운 하루였지만 뿌듯한 하루이기도 했다. 처음으로 화석을 직접 찾아 봤고, 처음으로 북극의 식물을 깊게 관찰했다. 모든 것이 새롭고 값진 경험이었다. 어쩌면 처음이여서 더욱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북극의 하루는 한국의 하루와 또 다른 것 같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하루이기도 했다. 백야현상 때문에 주기적으로 시계를 보지 않으면 몇 시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오늘 하루는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평소보다 더욱 피곤한 하루였지만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기도 한 것 같다. 다산기지에서 보내는 시간 시간이 아쉽고 더욱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인 것 같다. 내일은 북극에 오기 전 가장 궁금했던 빙하를 보러가는 날이다. 상상속의 빙하와 현실의 북극이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하고 빙하의 실제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는 것 같다. 내일 오늘보다 하나 더 알고 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