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 북극일기 > 북극연구체험단 > 교육 > 극지연구소
본문 바로가기 사이드메뉴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교육

북극일기

세상의 끝에서 미래를 열어갑니다.

북극청소년연구단 북극일기

북극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드군도 니알슨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북극 이야기!

[2019 21C 다산주니어] 북극현장활동일지 3일차[08.04.]

  • 조회수 : 150
  • 작성자 : 홍보팀
  • 작성일 : 2019.08.05

▶박지성


벌써 북극의 3일차 날이 밝았다. 어제와 달리 몸이 피곤했는지 알람소리를 듣지 못하고 선생님께서 깨워주셨다. 뒤늦게 뉘올레순에 오면 가장 먼저 봐야한다는 아문센 동상과 기지 근처에 있는 박물관에 들른 후 아침 식사를 했다. 조식을 기대 하지 않았지만 특식이었던 어제 석식 보다 맛있어서 두 그릇을 먹은 후 부두로 향하였다.
부둣가에 도착해 방수복을 입고 날씨가 쌀쌀해 만만의 준비를 하고, 우리를 빙벽까지 데려다줄 보트에 탑승했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정말 칼바람 이었다. 빙벽 주변에 가까워질수록 물 위를 떠다니는 유빙이 늘어났다. 유명한 탐험가라는 보트 운전자는 속도를 늦추고 안전한 경로로 우리를 안내했다. 얼음이 밀도가 높으면 푸른색을 띈다는 블루 아이스의 설명을 듣고 있을 때 갑자기 천둥치는 소리가 들렸다. 빙벽의 일부분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모두들 놀란 표정과 함께 감탄사를 내뱉었다. 큰 얼음덩어리가 떨어지면 파도가 발생해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빙벽으로의 접근은 주의해야한다.
빙벽 관찰을 마친 뒤 운 좋게 문을 연 기념품점에서 간단힌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재정비를 마친 뒤 우리는 육상빙하 탐사를 위해 기지를 나섰다. 전날 육상빙하 근처 산에서 북극곰이 나타났다는 목격담이 나와서 북극곰 출현 시 주의사항 등을 다시 한 번 교육받았다. 육상빙하로 가는 길에는 사격장이 있었다. 제트기가 지나가는 소리에 놀라 ‘혹시 전쟁이라 났나?’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사격 훈련 중 발사된 총소리였다.
훈련장을 지나자 걷기 힘든 길이 이어졌다. 육상빙하를 보기 위해서는 큰 돌산을 넘어야 했는데 어제 걸었던 곳보다는 짧지만 더 험준했다. 고된 돌을 밟고 산을 넘자 산꼭대기까지 이어진 엄청 큰 육상빙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돌산을 넘어 오는 것은 힘들었지만 멋진 풍경을 보니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밟고 있던 빙하를 깨고 시료를 채집하여 기포를 가까이서 확인하였다. 빙하 속 기포가 터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육상빙하를 마치고 기지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했다. 석식에 쌀밥이 나와서 더욱 맛있게 먹었다. 숙소로 돌아온 다음에는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팀 미션에 대해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마지막 밤을 달래기 위해 각자가 챙겨온 먹을 것으로 야식파티를 하였다. 해는 여전히 하늘에 떠 있었지만, 그 언제보다 맛있는 야식이었다. 마지막 밤이라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다. 눈을 붙이기 전 한 번 더 밖으로 나가서 북극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으려고 한다. 지난 사흘은 매일같이 새로운 경험과 지식,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날이 밝으면 다산과학기지에서의 진짜 마지막 날이다. 아쉬움 없이 마무리 해야겠다.




▶이소연


늦잠을 자는 바람에 준비할 시간도 없이 활동을 시작했다. 오늘 방문하게 될 육상빙하 탐사지역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가진 다음 기지촌 안에 있는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안에는 수소 비행선과 탄광촌이었을 당시의 사진, 아문센의 사진, 당시 사용했던 드릴과 곡괭이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재현한 병실이었는데, 외과부터 치과, 산부인과를 한 의사가 담당했다고 한다.
늦은 아침을 먹은 다음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기지촌 건너편에는 과거 영국 사람들이 대리석을 채굴하기 위해 머물렀을 때 이용했던 오두막이 있었다. 런던헛이라는 이름의 오두막은 바라만 봐도 평화로운 느낌을 주었다. 다음 목적지는 육지의 빙하가 바다와 맞닿아있는 지역이었다. 똑같은 눈이라도 밀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였는데, 하얀색 빙하보다 밀도가 높은 하늘색 빙하가 더 예쁘게 보였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것도 보았는데, 작은 조각이 떨어져도 천둥소리 같은 엄청난 소리가 났다.
바다에는 많은 양의 유빙이 떠다니는 곳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바다에 떠있는 커다란 얼음덩어리 위에 앉아있는 북극곰의 사진을 상상했는데, 북극곰은커녕 물범도 못 앉아있을 크기의 유빙이 대다수였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인가 하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유빙은 그냥 얼음 맛이었다.
보트는 마지막으로 조류의 집단 서식 절벽 앞에서 멈췄다. 어제봤던 서식지보다 훨씬 많은 새들이 날고 있었다. 날파리 떼처럼 많았다. 어제보다 거리가 가까워서인지, 망원경으로 새의 생김새 하나하나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귀엽고 예뻤지만, 절벽에 하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새똥이라는 설명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엄청난 울음소리에 귀도 아팠다. 꾸벅꾸벅 졸면서 부두로 돌아온 다음 따뜻한 와플로 추위를 달랬다. 마침 기념품점의 문이 열려있었다. 사악한 가격에 망설이긴 했지만, 가족과 친구에게 줄 기념품은 고를 수 있었다.
잠깐의 정비를 마치고 육상빙하 탐사에 나섰다. 가는 길에 통나무와 고철들이 널브러져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과거 광산 운영의 흔적이었다. 사격 연습장을 지나 본격적인 돌산이 시작됐다. 영화에서 나오는 채굴장보다 더 많은 돌이 쌓여있는 산을 건너야 했다. 내가 살아오면서 봤던 돌의 두 배가 되는 양의 돌을 오늘 하루에 본 것 같다. 허벅지에 통증을 느낄 때쯤 육상빙하에 도착했다. 빙하는 자갈과 흙이 많이 섞여 하얗다기보다는 갈색에 가까웠다. 돌산 골짜기에 위치한 빙하는 참 아름다웠다. 빙하의 가장자리는 빨리 데워지는 돌로 인해 계곡처럼 폭포 소리와 함께 물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지구온난화의 여파가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니 숙연해졌다. 그리고 빙하를 따라 올라가, 빙하 중간에서 빙하를 관찰했다. 빙하 속의 기포가 올라오기 위해 빙하를 녹여 빙하 속에는 관이 형성되어있었고, 그 안에서 기포가 움직이는 것도 관찰할 수 있었다. 우리 21C 다산주니어들은 모여서 북극 캠페인 영상을 구상하며 필요한 영상을 찍었다. 돌아가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훨씬 짧게 느껴졌지만, 무릎이 너무 아팠다. 중간에 차가 마중 나온 덕분에 기지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른 다산주니어들과 함께 ‘북극의 중요성 알리기’라는 팀 미션을 어떻게 할지 회의를 하였다. 창문 너머로는 순록 두 마리가 기지 바로 앞까지 다가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이에 질세라 우리도 한식 파티를 벌였다.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과 즉석밥, 반찬 등을 모두 꺼내어놓고 먹었다. 저녁 식사 후에 먹는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었다.
내일이 마지막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다른 나라 기지를 방문하는 것이 너무 기대되지만, 곧 기지를 나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다. 내일은 다른 나라 연구원들의 영어로 된 설명을 잘 알아들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전재우


다산과학기지에서의 3일차가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도보 대신 보트를 타고 움직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했습니다. 바다로 나가자마자 10미터 정도 깊이의 바다동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동굴은 파도의 침식작용 때문이 아니라 지각의 변성작용에 의해서 생긴 공동이 지각변동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합니다.
바다동굴을 본 뒤 바다와 만나는 육상빙하를 관찰하기 위해서 가까이 접근하였습니다. 빙하가 빛 반사가 강하기 때문에 빙하를 볼 때는 너무 햇빛이 강한 날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 날은 운 좋게 날씨가 맑지 않고 구름이 많이 끼어있어서 빙하 관찰에 좋은 날씨였습니다. 빙하 하단부에 푸른색 얼음이 눈에 띄었습니다. 눈의 밀도 때문에 나타나는 블루아이스였습니다. 이 지역 빙하는 예전에는 바다와 접해있지 않았지만 점차 전진하다가 바다와 만났고, 최근 들어 다시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흙과 자갈들이 계속 같은 곳에 떨어지고 있지만 빙하는 서서히 내려가면서 흙과 자갈이 빙하위에 줄무늬를 만드는데 이 줄무늬를 모레인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빙하가 무너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빙하가 무너져 내렸고 몇 초 후 천둥소리처럼 큰소리가 났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소리는 놀랄 만큼 컸습니다. 다음으로 보트가 향한 곳은 새들의 서식지였습니다. 수백, 수천 마리의 새들이 지저귀는 절벽을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보트에 내린 다음엔 도보로 빙하 탐사에 나섰습니다. 경사도 가파르고 땅이 각진 돌로 이루어져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았습니다. 힘들게 산을 올라가니 육상빙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얼음 뿐 아니라 흙과 자갈들이 뒤섞여 있었고 두께도 얇아보였습니다. 빙하 위 활동에 문제가 없다는 안전요원의 판단을 들은 다음에 빙하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빙하의 옆면과 땅이 만나는 지역에는 개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녹는 양은 엄청 많았습니다. 빙하의 표면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푸른색 얼음을 생각했는데, 실제로 빙하 위에 올라가보니 빙하가 녹아 공기방울이 올라오면서 빙하 표면에 무수히 작은 구멍을 만들어냈습니다.
빙하 관찰을 마친 후에는 기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내일이면 다산과학기지를 떠나기에 각자가 가져온 컵라면, 즉석밥 등으로 야식을 먹었습니다. 한국을 떠난 지 5일 만에 먹은 한식은 꿀맛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체험을 했는데, 내일 다산과학기지를 떠난다는 사실이 아쉽게만 느껴졌습니다.




▶홍현지


 3일차. 다산 기지에서의 아침에 익숙해졌다. 브런치를 먹고 보트를 타러 가기 위해 차를 기다렸다. 차를 기다리면서 ‘북극은 왜 이렇게 구름이 낮을까’ 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북극은 정말 왜 구름이 낮게 깔려 있는 걸까? 산에 항상 구름이 걸려 있는 것은 물론이고 때때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구름 무리가 한 곳으로 끌려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늘은 보트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뒷산에 올라가는 일정이었다. 부두에서 서바이벌 슈트를 입고 보트에 탔다. 가장 처음 본 곳은 ‘런던 헛’이라고 하는 오두막인데 보트 조종을 해주신 분이 영어로 그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다. 옛날에 대리석을 캐기 위해 온 영국인들이 지었던 집이라 ‘런던 헛’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리석을 캐지 않기 때문에 방치된 지 오래 되었다고 했다.
그 다음에 빙하를 보러 갔다. 하얀 빙하에 간간히 갈색 선이 그어져 있었다. 흙이 쌓이고 그 위에 눈이 쌓이고를 반복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빙하가 무너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크게 뭉텅이로 떨어지지는 않았고 작게 여러 번 무너졌다. 얼음 가루가 떨어지는 수준으로 보였지만, 그렇게 조금 무너졌는데도 소리가 천둥소리마냥 커서 깜짝 놀랐다. 그 빙하 주변에는 작은 얼음조각들이 둥둥 떠다녔다. 앉아 있으니 보트에 얼음이 부딪히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유빙들 중 3개를 건져 보트에 실었다. 안에 기포가 보일 거라 했는데 정말 자잘한 공기방울이 많이 들어 있었다. 먹어도 된다 해서 조금 잘라 먹어 보았다. 맛은 그냥 차가운 얼음 맛이었다. 바다에서 건진 얼음인데 짠 맛이 안 난다는 게 신기했다.
빙하를 보고 조류 서식지도 들렀다. 전날 간 곳보다 훨씬 많은 새가 살고 있었다. 멀리서 보니 날파리들같이 보이기도 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새가 사는 절벽에는 페인트칠한 것처럼 보이던 것들이 전부 하얀 새똥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저런 게 머리에 떨어진다 생각하니 끔찍해서 재빨리 모자를 썼다.
조류 서식지까지 다 본 다음 기지촌으로 돌아왔다. 기념품점에 들렀다가 뒷산에 올라갔다. (제플린 산을 편의상 뒷산이라고 부르는 듯 했다.) 어제만큼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가파르고 험한 산인지라 힘이 많이 들었다. 바닥을 잘 살피며 올라가야 해서 의도치 않게 돌을 관찰하면서 걷는 모양이 되었는데 화석 산지에서 봤던 것보다 모양이 확실하게 찍힌 화석들을 꽤 많이 찾을 수 있었다. 그 화석들은 지층이 있는 곳 주변에서 찾은 게 아니라서 학술적 의미는 없을 것이다. 눈으로 찾은 화석들은 올라가는 게 바쁘기도 했고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버려두고 왔다. 그 화석들을 어제 화석 산지에서 찾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화석이 있나 없나 하고 관찰하며 걷다 보니 금세 제플린 산의 빙하에 도착했다. 빙하를 밟으니 잘 튀겨진 튀김을 밟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빙하 가장자리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 물 소리도 꽤 컸다.  선생님께서 빙하의 얼음을 조금 깨 주셔서 그걸 들고 내려왔다. 그 얼음 조각은 기지까지 무사히 잘 들고 왔다.
내일은 다른 나라 기지를 방문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 기지에 가서 설명을 듣고 질문도 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 다른 나라 기지는 겉으로만 본 게 다라서 아직까지는 노르웨이 기지가 가장 흥미롭다. 옆 건물이기도 하고, 잘 지어진 티가 나서 들어가 보고 싶었다. 내일 들어가 볼 수 있겠지? 내일을 위해 이만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