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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청소년연구단 북극일기

북극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드군도 니알슨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북극 이야기!

[2019 21C 다산주니어] 북극현장활동일지 4일차[08.05.]

  • 조회수 : 249
  • 작성자 : 홍보팀
  • 작성일 : 2019.08.06

▶박지성


어느덧 마지막 날, 다산과학기지의 4일차 해가 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든 과학기지를 떠난다니.. 아쉬운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사용한 방을 하나하나 청소를 하다 보니 지난 기억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살면서 정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고등학생이 어디에 있을까? 힘들고 즐거웠던 하루하루를 되짚어 보며 기지 밖을 나섰다.

오늘 일정은 타국기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먼저 방문한 기지는 다산과학기지 옆에 있는 노르웨이기지였다. 스발바르 군도가 노르웨이령이라 그런지 겉모습부터 다른 기지들과 다른 고급 짐을 보여주었다.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듯한 모습의 기지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노르웨이 연구원분들이 환하게 반겨주셨다. 설명은 기지대장님이 직접 해주셨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기지 내부도 정말 아름다웠다. 기지 옥상에 올라가 옛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기지 주변 빙하가 어느 정도 녹았는지 설명을 들었다. 과거에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던 지역이 지금은 많이 녹았다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다음은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사용하는 기지였다. 독일 연구원이 마중을 나왔다. 기지의 역사와 주로 하는 연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의 표정을 읽었는지 설명을 하는 중간에 자신의 말이 빠른지 확인도 하였다. 우리를 신경써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실험도 함께 하려 했지만 일정 때문에 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 인사와 준비해간 작은 선물을 드리며 외국기지 방문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점심을 먹고 체크인을 한 뒤 롱이어비엔으로 갈 경비행기를 기다렸다. 다산과학기지의 배경과 우리 팀원들을 기지촌 화이트보드에 그리면서 정말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느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다산과학기지에게 감사하다. 아쉬움을 달래며 경비행기에 올랐다. 롱이어비엔으로 와 다 같이 호텔 옆 건물에서 석식을 먹고 산책을 하며 마을탐방을 한 뒤 방으로 돌아왔다.
21C 다산주니어에 지원할 때부터 북극으로 오기까지 했던 모든 경험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를 한층 더 성장시켰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모인 17, 18, 19살의 우리 다산주니어들과 어색한 얼굴로 시작해 웃는 얼굴로 체험의 막을 내릴 수 있어 정말 기쁘다. 평생 잊지 못 할 추억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을 안전하게 인솔해주신 강민구, 박하동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해양수산부 팀, 유튜버 공돌이 용달님, 과학기지 연구원 모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산주니어 친구들도 모두 잘 지내길 바란다. 행운이 따른다면 다시 만날 날이 또 오지 않을까? 모두들 고마워! 4일간의 북극 일지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소연


다산과학기지의 마지막 날. 비몽사몽하며 아침밥을 먹고 돌아와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하고 짐을 쌌다. 4일 동안 생긴 쓰레기를 챙겨 분리수거를 하러 갔다. 분리수거장에서는 정말 엄청난 악취가 났다. 코와 뇌가 이 지옥은 어디냐고 아우성쳤지만 쓰레기들을 북극에 그냥 버릴 바에 악취를 맡더라도 분리수거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산기지 1층의 실험실을 둘러봤다. 실험실은 주로 컴퓨터 작업을 하는 dry lab과 손에 물을 묻히며 실험하는 wet lab으로 나뉜다고 한다. 박미진 연구원님은 기지에서 모든 분석을 할 수 없는 만큼 채취한 샘플을 잘 보관해 국내로 들고 가야하기 때문에 냉장고가 중요하다고 했다. 언젠가 모 비행사의 항공기를 이용했는데 짐이 제때 오지 않아 모든 샘플이 다 녹았던 일도 이야기해주었다.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토양은 미생물이나 유전자 반출 때문에 국외로 들고가는 게 쉽지 않은데 동물의 분변은 가능하다고 한다. 토양보다는 분변에 DNA나 미생물이 많을 것 같은데 조금 이상한 규제라고 생각했다. 고층대기 관측실도 잠깐 보았는데, 정기적으로 연구원들이 방문하여 데이터를 수집해 간다고 하셨다.
이어 노르웨이 기지를 방문했다. 오가며 볼 때마다 느낀 것이지만 역시 본국 기지라서 그런지 때깔부터가 남달랐다. 수십 명은 거뜬히 수용할 수 있는 4층 건물에, 40개의 수트, 7개의 보트와 2개의 스노모빌, 기지 내 도서관까지. 1년 내내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실험실도 엄청 컸다. 테라스같이 생긴 관측하는 곳에 나가서 설명을 들었는데, 과거보다 현재의 빙벽 경계가 안쪽으로 들어간 데이터를 보았다. 최근 10년 동안 줄어든 빙하의 양이, 그 이전의 수십 년 동안 줄어들었던 것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기후변화데이터도 보았는데, 1월에 영상으로 기온이 올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눈이 쌓이지 않고 쓸려 내려간 적도 있었다. 극지연구소 블로그에서 봤던 얼음 때문에 순록이 굶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필드에서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냐는 나의 질문에, 보트와 모빌을 통해 구조하러 가고 불가능할 경우 정부에 연락해서 헬기를 띄운다는 답변을 들었다.
독일기지에서는 ppt로 설명을 들었다. 그레고리 박사님의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풍선에 기상관측 장비를 달아서 날리는 활동을 보기로 했는데, 비행기 시간이 당겨지는 바람에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시간에 쫓겨 급하게 점심을 먹었다. 비행기가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기지촌 영상을 촬영하고 다산주니어들과 단체 사진도 찍었다. 지성이는 다산기지의 모습을 멋진 그림으로 남겼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보는 북극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새하얀 빙하가 갈라진 곳, 빙하가 만든 골짜기, 패턴 그라운드, 햇빛이 비쳐 반짝거리는 바다. 북극과 작별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한참을 창밖을 멍하니 쳐다보다 보니 어느새 도착이었다. 기지에서 머무는 동안은 무선 전자기기의 사용이 금지돼 있어서였는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다들 폰을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핸드폰이 없었던 북극이 더 기억날 것 같은 이유이기도 하다. 숙소로 가는 길에 부두가 보였는데, 다시 배를 타고 북극으로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계속 줄고 있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시간이 더 이상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재우


오늘은 다산과학기지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짐을 싸고 저희가 기지에서 생활하면서 만들었던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러 갔습니다. 우리나라는 커다란 쓰레기통에 종류별로 분리해서 분리수거를 하는데, 다산기지에서는 압축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종류별로 나눈 쓰레기를 지정된 기계에 넣어 부피를 줄여주는 방식이었는데, 시스템이 선진화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씁니다. 아침식사를 한 뒤 다산기지의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다른 나라의 기지를 방문하였습니다. 다산과학기지에서 어떤 실험을 하는지 설명을 듣고, 현재 연구하는 샘플과 장비들을 자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노르웨이기지는, 이런 말을 해도 좋을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다산과학기지보다 모든 시설이 좋았습니다. 장비는 물론이고 숙소의 상태 그리고 인프라 또한 상당히 잘되어 있었습니다. 왜 노르웨이가 극지과학에서 강국인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노르웨이 기지에 체류하고 계신 기술자분의 설명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현재와 과거의 과학기지촌 모습을 비교하니 확실히 극지가 환경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노르웨이 기지 다음으로는 독일의 기지에 방문을 하였는데, 설명해주시는 분의 설명이 빨라서 알아듣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이해한 내용을 말하자면 독일 또한 노르웨이처럼 극지 인프라가 상당히 발전돼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쇄빙선이 ‘아라온호’뿐인데 독일은 세상에서 가장 큰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외에도 4척의 쇄빙선이 있어서 총 5척의 쇄빙선이 있었습니다.
독일의 기지 방문을 마치고 경비행기를 타러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극지에서 평소에 하지는 못했을 경험, 체험 그리고 고생들이 떠올라서 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좋기도 했습니다. 복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과학기지촌을 떠났는데 경비행기에서 보이는 스발바르 군도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더는 이 풍경을  못 본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경비행기를 타고 롱이어비엔에 도착한 후 다산주니어에 도와주신 모든 분들 (13분)이 다 함께 커다란 식탁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다산주니어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2학년 때 지원했다가 탈락해서 3학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도전하여 다산주니어에 선발됐을 때는 어리둥절한 마음이었습니다. ‘가는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고 고3이 공부를 안 하고 북극에 간다는 사실에 죄책감도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8일 동안 방에 틀어박혀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학습할 수가 있었습니다. 혹시나 자신이 고3이라서 다산주니어에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원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상 2019 21C 다산주니어 전재우였습니다. 




▶홍현지


북극 체험 4일차, 다산 기지를 떠나는 날이 되었다. 조식을 먹고 떠날 채비를 했다. 썼던 방을 치우고 가방도 쌌다. 대충 정리를 하고 기지의 실험실을 돌아보았다. 우리가 머문 곳은 다산기지 2층이었고 1층은 실험실로 쓰이고 있었다. 들어가니 고층대기관측실, 소모품실, wet lab, dry lab 등 방이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고층대기관측실은 우리가 쓴 방에 있던 ‘대기관측을 위해 쓰이고 있으니 다른 용도로 쓰지 마시오’라 되어 있던 그 랜선을 이용하는 곳인 듯 했다. 삐끗해서 그 랜선이 잘못되기라도 했다면 여기서 연구하는 분들에게 많은 피해가 갔을 것이다. 그런 일이 없어서 다행이다. wet lab과 dry lab은 하는 실험의 종류로 나뉜다고 한다. dry lab은 주로 컴퓨터 등을 이용하는 곳이라 했다. wet lab은 ‘흰 가운을 입고, 손에 물을 묻히며 하는 그런 실험을 한다’고 하셨다. wet lab에서는 주로 생물과 관련된 실험이 이루어진다. 다산기지에서는 본격적인 실험을 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공용 실험실인 marine lab에서도 실험을 한다고 했다. 다산기지의 실험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냉동고라 한다. 기지에서는 실험에 제약이 많다보니 한국으로 시료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marine lab 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가지 못했다. 그 곳에서 실험을 하다가 고개를 들면 눈 앞에 펼쳐진 바다가 참 아름답다고... 부두에서 보는 바다는 확실히 아름다웠으니까, 일 하다 보는 바다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창문틀에 갇힌 바다가 그림처럼 보일 것이다.
다산 기지 실험실을 보고 노르웨이와 독일 기지를 돌아보았다. 노르웨이 기지는 확실히 입구부터 말끔한 것이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티가 났다. 노르웨이 기지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기지에는 어떤 장비가 있는지 등 전반적인 기지 운영에 대해 들었다. 노르웨이 기지의 깔끔하게 정리된 장비들을 눈으로 직접 보면 누구라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무려 과학자 4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보트도 여러 개 갖고 있다고 했다. 전날 우리가 탔던 보트도 노르웨이 기지에 계신 분이 운전해 주셨던 거였다. 노르웨이 기지에 있는 장비는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빌려 쓴다고 한다. 자취할 때 붉은 색 배경에 꽃 그려진 벽지가 있는 방은 계약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처음엔 괜찮지만 그런 집에선 조금만 지나도 사람이 미쳐간다고. 그만큼 주거 환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북극에 가면 원래 살던 환경과도 많이 다르고 심적으로 힘들 것 같다. 노르웨이처럼 기지 내부를 쾌적하게 꾸며 놓으면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노르웨이 기지를 본 후 독일 기지도 돌아보았다. 독일 기지에서는 대기와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한다고 했다. 설명해 주신 분이 말이 굉장히 빨라서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ppt까지 준비해서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셔서 나도 모르게 경청하는 자세가 되었다.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잘못 이해했을까봐 걱정이다. 라디오 존대에 대한 설명만 듣고 못 봐서 아쉬웠다. 사실 그 쪽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로 설명을 들어서 대부분이 새로 알게 된 내용이었다. ‘풍선 띄우는 거, 왜 못 보는 거지? 그냥 띄우면 되는 거 아닌가?’ 할 수 있는데 연구를 위해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약속한 시간에 풍선을 띄운다고 한다. 이런 연구 방식은 어떻게 생각해 낸 걸까? 가장 처음 이 연구를 시작한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기지를 다 돌아본 후, 점심을 먹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처음 타보는 경비행기였는데 조종실이 내가 앉은 좌석에서 너무 잘 보여서 신기했다. 프로펠러 소리가 엄청 크다고 했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안 크단 건 아니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소리라는 게 뭔지 오늘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밑을 보니 기지촌이 휙 지나가고 산이, 호수가, 바다가 휙휙 지나갔다. 어그러진 창문 때문에 어지러워 눈을 감고 갔다. 기지촌에서 롱이어비엔까지는 금방이었다. 비행기를 타면 이렇게 금방 가는 것을, 출발할 땐 4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갔던 걸 생각하니 아득해졌다. 배도 재밌는 체험이었지만... 아무래도 배는 너무 피곤하다 보니 다시 탈 엄두는 잘 나지 않는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다들 폰을 꺼냈다.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다니! 핸드폰으로 네이버 검색을 편하게 할 수 있다니! 너무 어색했다. 며칠만의 무선인터넷이라 그런 것 같다. 다산기지에서 지낼 동안 핸드폰과 서먹해지기라도 한 건지. 아무튼 다들 폰에 정신이 팔린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기념품도 사고 밥도 먹었다. 이제 푹신한 침대에 눕고 싶다. 마지막 일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