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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나라 얼음나라(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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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22호 2010.05.31~06.06 [세종로탐방] 아르헨티나 쥬바니 기지 방문기

  • 조회수 : 3083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08.19

글 : 강경갑(조리)

아르헨티나 쥬바니 기지 방문기

지난 토요일, 아르헨티나 쥬바니(Jubany) 기지에 초대받아 다녀오게 되었다. 대장님을 비롯한 대원들과 함께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지만, 우리 고유의 음식을 싸 가지고 기분 좋게 출발하였다. 기분전환도 할 겸 하여 어제 회의시간에 아르헨티나 기지 방문을 지원했다. 실로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유빙 때문에 30분 정도 걸려 쥬바니 기지에 도착하니 그곳 대장님과 대원들이 환영해 주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우리가 준비해 간 선물들과 음식을 고무보트에서 내렸다. 안내에 따라 구명슈트를 벗고 곧장 식당으로 향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간단한 다과 정도가 준비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차려진 음식들은 거의 파티 분위기였다. 아마도 지난 번 우리 세종기지에서 했던 BBQ 파티에 보답하는 차원인 것 같다. 메인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에피타이져와 차 한 잔으로 언 몸을 녹이며 서로 오랜만에 만난 소회를 풀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대원 중에는 이번이 우리 대원들과 처음 만남인 대원들도 있었다.

쥬바니 기지는 통나무로 내부가 장식되어 아늑한 느낌과 함께, 각 차대 대원들 단체사진과 각국 기지에서 선물한 기념패 등이 걸려 있었다. 홀 중앙에 걸려있는 아르헨티나 국기가 인상적이었다. 아늑하고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 속에 우리들도 금방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같은 조에 속한 덕분에 축구 이야기도 많이 하고, 서로의 나라에 대해 궁금한 것도 질문하였다.

이야기가 한창 무르익을 즈음, 메인 식사가 나왔다. 맛있고 귀한 음식들이 계속해서, 끊임없이(!) 나왔다. 그들의 성의만큼 많이 먹어주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해 조금 미안했다. 여러 가지 아르헨티나 음식을 골고루 맛을 본 것에 의의를 둔다.

어느 정도 배가 부르자, 대원 소개가 이어졌다. 평소 다른 나라 기지 대원들이 방문할 때마다 내 이름의 이니셜인‘KKK(Kang Kyung Kab)를 많이 홍보한 덕분인지, 내 소개를 할 때 가장 많은 환호를 받았다. 아르헨티나 대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이곳 킹조지섬(KGI)에서 나름대로 유명인사가 된 걸까? 처음 보는 대원들도 연신‘KKK’를 외치니 기분이 좋다.‘KKK’는 대장님께서 내게 붙여준 영어 이니셜이며, 외국 손님들이 올 때마다 나를 이름 대신‘KKK’로 소개해 그들의 머리 속에 쉽게 기억되었나 보다.

너무나 근사한 식사시간이 끝나고, 같은 보직의 대원들끼리 다시 한 번 인사를 나누고 서로 선물교환을 했다. 준비해 간 하회탈 모양의 책갈피를 주니 너무 좋아한다. 마치 내가 대한민국 홍보 사절이 된 느낌이다. 아르헨티나 대장님께서 또 따로 기지 방문 기념 선물을 주셨다. 아르헨티나 2010년 월동대 차대 패치와 아르헨티나 극지활동이 소개된 올해 달력이었다.

이어진 기지 라운딩. 아르헨티나는 주방장이 두 명인데, 조금 나이가 들어 보이는 한 명이 음식창고를 구경시켜 주었다. 특히 주방에 벽난로로 만든 화덕이 너무 부러웠는데, 우리가 조금 전에 먹은 아사도(통 양고기 BBQ)도 이곳에서 구운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너무 부럽다고, 아까 아사도 요리도 너무 맛있었다고 화답했다.

기지 라운딩을 끝내고 나니 주방장이 답례라며 치즈와 고기 등을 양 손에 다 들지도 못할 정도로 챙겨 주었다. 너무 감사하여 다음에 꼭 우리 세종기지에 들르라고 이야기했다. 아마 다음 월드컵 예선이 있는 날 아르헨티나 기지 대원들이 우리 세종기지에 와서 같이 TV를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는 관계로 더 머물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아르헨티나 쥬바니 기지에서 환대와 융숭한 대접을 받고, 선물도 듬뿍 받아 너무 기분이 좋았다. 방문하는 동안 나를 잘 챙겨준 그곳 기지 대원에게 오늘 길에 내 귀마개를 벗어 씌워 줬더니, 그 대원은 가는 길이 빙판이니 넘어지지 말라며 아이젠을 벗어 준다. 한 번 더 감사의 인사와 함께 치즈와 고기를 대원들이 나눠 안고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다시 유빙을 헤치고 기지로 귀환하는 동안 나는 고민 아닌 고민에 빠졌다. 우리가 받은 훌륭한 대접을 나중에 어떻게 갚나. 다음 번 우리 세종기지 초대 때 무엇으로 보답할지. 킹조지섬에서 유명해진‘KKK’의 이름을 걸고 말이다.